폰그림 - 촛불

반말 2013. 9. 10. 20:11


날이 점점 어두워진다.
이 불이 꺼지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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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세트 - 전3권 - 10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문학동네



종교는 세속의 정치와 경제에 얼만큼 영향을 관여해야 할까.

산 속이나 수도원에 틀어박혀 세상과는 관계없이 진리를 구하고 구원을 기도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옳지 않은 일들과 끊임없이 싸워야 할까.


내 의견을 먼저 말한다면, 적어도 그리스도교의 경우 후자가 옳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지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면 그것만으로도 글이 매우 길어지므로 설명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

짧게만 언급하자면 세상 일의 논리로는 채워지지 않는 가치를 종교를 통해 채울 수 있고, 

그러려면 종교가 세속과 분리되어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 의견이 반대인 분들도 적잖이 있는데, 이 분들의 말씀도 무턱대고 반대할 수는 없는 것이

내 주장은 종교인들이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옳을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종교인들이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십자군은 교황권이 황제권을 능가하던, 그러나 황제권도 약하지만은 않았던 시기.

유럽은 그리스도교, 동로마 제국을 제외하면 그 중에서도 가톨릭으로 거의 획일화가 되어 있었고

이베리아반도부터 북아프리카를 거쳐 아나톨리아 반도에 이르는 곳은 이슬람으로 확일화가 되어 있어,

흰색이 아니면 검정으로 세상을 보기 딱 좋았던 시기에


세상 일에 관심이 참 많던 교황이 주창을 하고,

황제와 왕, 제후와 기사, 상인과 민중이 각자의 사정으로 깊이 얽혀들어간 200년간의 역사다.


1차 십자군이 세운 예루살렘 왕국은 오늘날의 이스라엘과 매우 유사하고

이를 둘러싼 세계의 구도 또한 천년 전의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가 서로에게 성전을 선포했는데

상업은 예전보다 더 끈끈하게 서로를 묶어놓고 있어

천년 전과 달라진 것은 무기뿐인 것 같다.


십자군과 이슬람군이 서로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 할 때 그들의 성지는 지옥이 되었고,

살라딘과 프리드리히2세가 서로를 인정하고 예의를 갖출 때 그들의 성지는 인파로 붐볐다는 사실을

언젠가 한번쯤은 다들 배웠을텐데, 


싸우느라 바빠서 모두 잊어버린 것일까.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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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평소에 잘 내지 않는 사람의 문제는
혼자 속병을 앓는다던가
남들이 만만하게 보기 쉽다던가
이런 것 보다,

화를 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바람에
진짜로 화가 날 때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감정이 이상하게 표출돼
본인도 불편한 상태가 오래 가고,
주변에 오해를 끼쳐 결국 스스로에 대해
이상한 판단을 일으키는게 아닐까 싶다.

장기적인 문제를 야기할 뿐더러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 바로잡기도 힘들거든.

덴마에 나오는 이브가 슬플 때 웃듯이,
웬만큼 화가 나면 웃음이 나는 난
(뇌 어딘가 고장난걸까?)
의외로 참 많은 오해를 양산하고 다닌다 싶다.

화를 내는 것도 연륜이고
협상의 주요한 기술일텐데
기분이 나쁘다며 허허 웃고있으니
감정이 제대로 전달될리가.

사람 사이에 살기.
이것도 연습을 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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